딥페이크 학폭 사례|직접 만들지 않아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을까?
최근 학교폭력의 양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폭행, 따돌림, 언어폭력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SNS와 AI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폭력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딥페이크(Deepfake) 관련 학교폭력이다.
많은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게 아니다", "친구가 만든 걸 잠깐 본 것뿐이다", "장난이었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학교폭력 심의와 법원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사례는 청주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5구합50233 판결이다.
이 사건은 학생이 직접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합성 사실을 알고 있었고 결과물을 함께 본 행위가 학교폭력으로 인정된 사례다.
이 판결은 최근 학교 현장에서 증가하고 있는 AI 활용 사이버폭력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건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사건은 한 고등학교 해외연수 기간 중 발생했다.
원고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원고와 동급생들은 해외연수 기간 동안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당시 일부 학생들은 AI 합성 사이트를 이용해 피해학생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합성물을 만들었다.
문제는 원고의 역할이었다.
원고는 직접 합성물을 제작한 학생은 아니었다.
그러나 학교폭력 심의 과정에서는 원고가 딥페이크 합성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다른 학생들이 만든 합성 장면과 결과물을 함께 본 것으로 인정되었다.
피해학생은 해당 사실을 알게 된 뒤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학교폭력 문제가 제기되었다.
결국 사건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학폭위는 어떤 처분을 내렸을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해당 사안을 학교폭력으로 판단했다.
원고에게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내려졌다.
학교봉사 5시간
출석정지 3일
특별교육 6시간
보호자 특별교육 3시간
원고는 이러한 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자신은 직접 딥페이크를 만든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원고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행정심판 과정에서 출석정지 3일 처분은 사회봉사 10시간으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학교폭력 자체가 아니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는 다시 법원에 학교폭력 조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주장했을까
원고 측의 핵심 주장은 비교적 단순했다.
"나는 직접 만들지 않았다."
원고는 자신이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한 학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연히 결과물을 보게 되었을 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학교폭력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학폭위의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고 재량권을 벗어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직접 한 사람이 잘못한 것이지 왜 옆에 있던 학생까지 문제 되는가?"
"구경만 했는데 학교폭력이 되는가?"
"직접 전송하거나 게시하지 않았는데도 처분받을 수 있는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법원은 무엇을 중요하게 보았을까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원고가 딥페이크 합성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였다.
재판 과정에서 법원은 원고가 단순히 우연히 영상을 본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원고는 다른 학생들이 합성물을 만드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완성된 결과물 역시 함께 본 것으로 인정되었다.
즉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연히 노출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 역시 학교폭력 행위와 무관한 제3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었고 학교폭력 조치는 유지되었다.
직접 만들지 않아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을까
이번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학교폭력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에 있다.
많은 학생들은 가해행위를 직접 한 사람만 책임을 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단체 채팅방에서 조롱을 함께 보는 행위
따돌림 상황을 알고도 동조하는 행위
괴롭힘 영상을 함께 시청하는 행위
SNS 비난 게시물을 함께 공유하는 행위
피해학생을 조롱하는 분위기에 참여하는 행위
등은 사안에 따라 학교폭력 판단의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방관 행위가 자동으로 학교폭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피해 발생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피해 확대에 기여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단순 우연한 노출이 아니라는 점을 중요하게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I 시대의 새로운 학교폭력, 왜 위험할까
딥페이크는 최근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사이버폭력 유형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의 사진 편집과 달리 AI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합성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또한 한 번 생성된 결과물은 SNS나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문제는 피해가 매우 오래 남는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괴롭힘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지만 온라인에 유포된 자료는 완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학교와 법원은 최근 AI 기반 사이버폭력 문제를 더욱 엄격하게 바라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피해학생이 정신적 충격을 받았거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경우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학폭위 처분과 행정소송은 어떻게 진행될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 사실이 인정되면 여러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학생 간 화해 여부
행위의 고의성
반복성
피해 정도
반성 여부
보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처분을 받은 학생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억울하다"거나 "직접 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법원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이번 사건 역시 원고가 직접 제작자가 아니라는 주장만으로는 처분을 뒤집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
이번 판결은 AI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폭력에 대해 학교와 법원이 얼마나 엄격하게 접근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중요한 점은 직접 제작 여부만이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황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
피해 확대에 영향을 미쳤는지
피해학생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했는지
등이 함께 고려될 수 있다.
학생들은 "나는 구경만 했다"는 생각으로 행동할 수 있지만, 실제 결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행동 역시 학교폭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부모가 알아야 할 점
최근 학교폭력은 단순한 싸움이나 따돌림을 넘어 디지털 환경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학부모들이 예상하지 못한 유형의 학교폭력이 등장하고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타인의 사진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 것
합성물 제작에 참여하지 말 것
문제가 되는 자료를 공유하지 말 것
피해를 조롱하는 분위기에 동조하지 말 것
온라인 행동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
을 꾸준히 교육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은 직접적인 행동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확대하거나 동조하는 과정도 함께 검토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AI 시대의 학교폭력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학생들이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FAQ
Q. 딥페이크를 직접 만들지 않아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나요?
사안에 따라 가능하다. 법원은 학생이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피해 확대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Q. 단순히 옆에서 본 것만으로 처벌받나요?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다. 다만 단순 목격인지, 사전에 인지하고 함께 관여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Q. 학교폭력 처분에 불복할 수 있나요?
가능하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다.
Q. 행정심판에서 처분이 바뀔 수도 있나요?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출석정지 3일이 사회봉사 10시간으로 변경되었다.
Q. AI 합성 관련 학교폭력은 앞으로 더 늘어날까요?
교육 현장에서는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학교와 교육청도 관련 대응을 강화하는 추세다.
Q.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자녀의 온라인 활동을 점검하고, AI 기술을 이용한 장난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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